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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인 "해외사업 가능" 주장에…빗썸 "국내영업 근거로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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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상대로 낸 거래 지원 종료(상장 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의 심문이 12일 열렸다. 이날 심문에서는 △빗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의 상장 폐지 사유가 정당했는지 △상장 폐지로 페이코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됐다.

페이프로토콜 측은 해외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줄곧 소명했음에도 상장 폐지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빗썸은 페이코인을 상장할 당시 거래를 개시한 근거는 국내 영업이었고, 금융당국의 판단으로 더 이상 국내 영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됐으므로 상장 폐지는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빗썸은 페이코인이 제시한 해외 영업 계획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또 가처분신청이 인용되기 위해선 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으로 페이코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페이프로토콜은 손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고, 빗썸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페이코인 '해외 사업' 강조 vs 빗썸 "충분하지 않다" 반박

12일 페이프로토콜AG가 빗썸을 상대로 낸 가처분신청 심문에서 페이프로토콜 측 변호인단은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불수리로 국내 사업은 잠정 중단했으나, 해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줄곧 주장했다.

페이프로토콜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LKB 측은 "해외 결제 서비스가 실현 가능하다면 투자 가치가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 "프로젝트가 존속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 종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빗썸을 비롯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가 속한 닥사는 페이코인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변경신고를 수리받지 못한 점을 들어 프로젝트가 존속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를 근거로 닥사는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4일이다.

지난해 초 금융당국은 페이코인의 사업모델이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이 필요한 모델이라고 판단했다. 또 은행 계좌를 확보해 가상자산 거래업자로 변경신고할 것을 페이프로토콜에 요구했다.

이에 페이프로토콜은 페이코인 사업모델을 계좌가 필요없는 모델로 바꾸고, 그럼에도 가상자산 거래업자로의 변경신고를 마쳤지만 불수리 통보를 받았다.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불수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변경신고가 불수리됨에 따라 페이코인은 국내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국내 사업 중단은 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페이코인은 △유니온페이와 제휴한 점 △모회사 다날은 업력이 길고 신용이 충분한 회사라는 점 등을 들어 해외 사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소명했으나, 거래소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수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추가 소송을 통해 다툴 계획이지만, 설령 불수리 결정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상장 폐지 결정은 부당하다고 페이프로토콜 측은 주장했다. 페이프로토콜 변호인단은 "불수리 결정이 위법하지 않더라도 해외 영업을 이어가고 있으므로 여전히 투자 가치가 있기 때문에, 거래지원 종료로 투자자 보호가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빗썸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 측은 불수리 결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불수리 결정으로 상장 사유였던 '국내 사업'이 중단된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거래소들은 페이코인의 국내 사업을 근거로 거래를 지원해왔으나, 금융당국의 신고 불수리로 국내 사업이 중단됐으니 거래를 지원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또 페이코인에 해외 사업 계획을 소명할 시간을 줬지만 이것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고 빗썸은 밝혔다. 빗썸에 따르면 닥사는 페이코인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이후 세 가지를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3개월 안에 실명계좌를 확보할 것 △계좌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해외 영업에서 수익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 △해외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 지금 사업구조 외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것 등이다.

이와 관련해 빗썸 측 변호인단은 "페이코인은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래 지원이 종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페이코인은 애초에 국내 영업으로 시작했고 해외 영업의 실체나 구체적인 내용 없이 계획만 있다. 국내 영업의 비중이 99%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에 대해 페이프로토콜 측은 "대다수 가상자산들이 초기 사업 계획 단계에서 상장되고, 영업이익을 내는 곳은 많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날 페이프로토콜 측은 빗썸을 비롯한 거래소에 해외 영업만으로 거래 지원이 유지되는 가상자산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국내 영업 없이 해외 영업만으로도 상장이 유지되는데, 왜 페이코인은 해외 영업 계획을 밝혔음에도 상장 폐지됐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빗썸 측은 "해당 프로젝트들은 상장 때부터 해외 영업을 근거로 거래 지원됐던 코인들"이라며 "페이코인은 국내 영업을 근거로 거래 지원을 했고, 뒤늦게 해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 다른 프로젝트들과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페이코인 "고객 피해 회복 불가" vs 빗썸 "재상장으로 회복 가능"

상장 폐지 사유와 더불어 또 다른 쟁점은 상장 폐지로 인해 페이코인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지다. 통상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려면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페이프로토콜 측은 "32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코인을 상장 폐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며 상장 폐지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함을 주장했다. 또 "상장 폐지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페이코인 거래자들이고, (거래소들이 보호하겠다는) 잠재적 투자자는 페이코인 고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빗썸 측은 위믹스 사례를 들어 재상장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앞서 지난해 말 닥사에 의해 상장 폐지된 위믹스는 두 달만에 코인원에 재상장된 바 있다.

빗썸 측 변호인단은 "재상장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페이코인은 가상자산거래업자 재신고 등을 통해 요건을 갖추겠다고만 하는 상황인데 현 상황에서는 요건을 갖춘게 아니다. 요건을 갖추거나 사법 판단으로 금융당국의 불수리 결정이 잘못됐다는 결과가 나오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빗썸 측은 "거래 비중은 낮지만 페이코인은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어 해외 거래소에서 사면 된다"며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는 증권 시장에 비해 상장 및 상장 폐지 규정이 유연하므로 뒤늦게라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면 재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페이프로토콜은 원화로 페이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 중 빗썸의 규모가 가장 크고, 거래 종료일인 오는 14일까지 시간이 촉박해 빗썸을 상대로만 가처분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종료일이 임박함에 따라 가처분신청 결과는 14일 이전 나올 전망이다. 가처분신청 인용 시 페이코인은 빗썸에서 거래 지원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각하 시 14일 오후 3시 거래가 종료된다.

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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